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성지순례 덕질여행, 적선관에서 지우펀까지 무대탐방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여기가 모델이다!” 하고 딱 잘라 말할 수 있는 단일 실존 장소는 없습니다. 아부라야(油屋)는 특정 실존 장소를 그대로 복제한 것이 아니라 여러 지역의 온천·건축·조명 요소를 합쳐 만든 상상 속 공간이기 떄문이죠. 실제 제작 비화에서도 미야자키 하야오가 에도 도쿄 건축 박물관, 오래된 온천 여관들을 찾아다니며 참고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래서 확실한 근거가 있는 곳(=당사자/시설/방송 소개 등) + 팬덤에서 실제 관광지로 굳어진 곳을 모두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글에서는
-
시마온천 적선관(군마)
-
도고온천 본관(에히메)
-
긴잔온천(야마가타)
-
에도도쿄 건축박물관(도쿄)
-
지우펀(대만, 감성 보너스)
이렇게 다섯 곳을 골라 ① 장소 소개 → ② 영화 속 장면 연결 → ③ 언제 가면 센치히 감성이 극대화되는지까지, 덕후 시점에서 풀어볼게요. 마지막에는 그대로 따라가기 좋은 코스도 정리해 두었습니다.
군마 ‘시마온천 적선관’—붉은 다리 건너 유야로 입장
| 출처 : 적선관 공식홈페이지 |
시마온천 적선관(四万温泉 積善館)은 군마현 산골짜기에 숨어 있는 오래된 온천 료칸이에요. 계곡 위에 놓인 붉은 ‘게이운교(慶雲橋)’와 그 뒤의 목조 본관이 인상적인데, 이 장면이 워낙 강렬해서 일본 TV나 여행 매체에서도 자주 다뤄집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포인트는, 2008년 일본 NTV에서 방송된 미야자키 특집 프로그램에서 적선관이 ‘아부라야 이미지 모델 중 하나’로 소개되었다는 사실이에요. 이 내용은 적선관 영문 공식 사이트에도 명시돼 있고, 일본/해외 사이트들이 반복해서 인용하고 있습니다.
영화 속 장면
터널을 지나 처음 영세계로 들어온 치히로가, 해가 지고 난 뒤 붉은 다리 위에서 떨며 서 있던 장면이 떠오르지 않나요?
그쪽은 안돼 이쪽이야! 「そっちはダメだ!こっちだ!」
하쿠가 이렇게 외치며 치히로를 다리 건너편으로 이끌던 바로 그 순간처럼, 적선관의 붉은 다리를 건너 본관 쪽으로 걸어 가면 “나 지금 유야 안으로 들어가는 중인가…?” 하는 묘한 느낌이 듭니다.
또 유야에서 일하기 위해 하쿠에게 이끌려 올라가던 복도와 계단의 “층층 구조”도 적선관 실내에서 많이 떠올라요. 오래된 목조 건물이라 삐걱거리는 소리, 좁은 복도, 곳곳에 난 작은 창문들이 영화 속 분위기와 상당히 겹칩니다.
여기서 일하게 해주세요. 「ここで働かせてください。」
이 대사를 머릿속에 떠올리면서 프런트 앞에서 사진 한 번 찍어두면, 그 순간만큼은 진짜 유바바에게 고용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여행 팁: 언제 가면 가장 ‘센치히 감성’이 살까?
-
시간대
개인적으로는 해 질 무렵에 체크인 → 어둑해질 때 외관과 다리 야경을 보는 루트가 최고예요. 붉은 다리와 본관에 불이 들어오는 순간, 화면 속 장면이 그대로 현실로 옮겨온 느낌. -
숙박 vs 당일치기
적선관은 숙박은 물론 당일 입욕도 받을 때가 있지만, 시기·요일·객실 상황에 따라 변동이 많아요. 공식 사이트의 안내/공지에서 당일 입욕 가능 여부와 시간, 요금을 반드시 확인하고 가는 게 안전합니다. 공식 홈페이지 -
동선
도쿄에서 출발한다면, 북쪽으로 이동하는 다른 일정(예: 이카호온천, 구사쓰온천)과 묶어 ‘관동 온천 로드’처럼 계획하면 교통 시간이 덜 아깝습니다.
도고온천 본관 – 유야의 ‘격과 시스템’을 체험하는 곳
| 출처 : 도고온천 공식 홈페이지 |
도고온천 본관(道後温泉本館)은 에히메현 마쓰야마시에 있는 일본 최고(最古)급 온천으로, 공공 목욕탕으로서는 처음으로 국가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상징적인 건물입니다.
2019년부터 대규모 보존·수리 공사를 진행했는데, 2024년 7월 11일에 전면 재개관을 해서 현재는 복수의 입욕 코스와 휴게실, 기념품 공간까지 완전히 이용 가능해졌어요.
외관은 3층짜리 목조 건물에 복잡한 지붕과 장식이 얹혀 있어 “온천마을의 왕궁” 같은 포스를 풍깁니다. 마쓰야마 시 공식·관광 사이트에서도 종종 〈센과 치히로〉와 연관해 소개할 만큼, 영화 팬들에게는 이미 잘 알려진 스팟입니다.
영화 속 장면 연결
도고온천 본관은 적선관처럼 한 장면이라기보다는, 유야 전체의 구조와 시스템을 이해하게 해주는 공간에 가깝습니다.
여러 층에 다른 등급의 욕실과 휴게 공간이 있고, 프런트에서 코스를 정하고, 직원이 정해진 동선으로 손님을 안내하는 방식은 영화 속 온천 운영 모습과 꽤 겹쳐요.
도고온천 본관은 “신들의 목욕탕”과는 조금 다르지만, 일본 온천문화에선 거의 “원조 유야” 느낌이죠. 옷을 벗고, 계단을 오르내리며, 정해진 시간 동안 놀다 가는 구조를 직접 경험해 보면, 영화 배경이 훨씬 입체적으로 느껴집니다.
유바바가 계약서를 내밀던 장면도 떠올라요. 실제로는 이름을 뺏어가진 않지만, 탕 종류·코스를 고르는 순간, 뭔가 계약에 사인한 느낌이 드는 건 덕후의 착각일까요.
여행 팁
-
시간대
-
아침 첫탕은 현지인들이 조용히 들어왔다 나가는 느낌을 볼 수 있고, 비교적 한산해서 여유롭게 건물을 즐길 수 있어요.
-
밤 시간대에는 외관에 조명이 들어와서 사진 찍기 좋습니다. 마쓰야마성 야경과 묶으면 분위기가 꽤 좋아요.
-
-
코스 선택
-
도고온천 본관은 코스별로 입욕료가 다르고, 이용 가능한 욕실·휴게실이 조금씩 달라요. 최신 요금과 운영시간은 본관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하고, 여행 시간이 짧다면 입욕 + 간단 휴게실 포함 코스 정도로 타협하는 게 좋습니다. 공식 홈페이지
-
-
동선
-
시코쿠를 한 바퀴 도는 일정이라면, 도고온천을 “여행 마지막 날 힐링 포인트”로 두고 느긋하게 보내는 걸 추천해요.
-
긴잔온천 – 눈 내리는 밤, 유야의 골목으로 들어간 듯
| 출처 : NAVITIME |
긴잔온천(銀山温泉)은 야마가타현 오바나자와시에 있는 작은 온천마을입니다. 작은 강을 사이에 두고 양쪽에 다이쇼 시대 풍 목조 료칸들이 늘어서 있는 거리가 워낙 아름다워서, 일본 로컬 여행자들에게도 인기가 매우 높아요.
〈센과 치히로〉 제작 관련 기사에서도 긴잔온천의 전통 여관이 영감 중 하나로 언급되는데, 덕분에 영화 팬들 사이에선 “눈 내리는 유야 거리 실사 버전”이라는 별명까지 붙었습니다.
최근에는 겨울철 과잉 관광을 막기 위해 야간 시간대 입장 인원 제한·셔틀 예약제 등 방문 규제를 도입하는 등, 너무 유명해져서 생긴 고민도 함께 안고 있는 곳이에요.
영화 속 장면 연결
긴잔온천 거리를 천천히 걸어 보면, 자연스럽게 치히로가 유야에서 일을 시작한 첫날 밤이 떠올라요.
좁은 다리 위에 서서 강과 양옆 여관을 내려다보고 있으면,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골목 전체가 곧 유바바의 온천 마을로 변할 것만 같습니다.
특히 눈이 쌓인 겨울밤, 가스등과 료칸 불빛이 강물에 반사되는 순간은 정말로 “이게 현실이 맞나?” 싶을 정도로 비현실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줘요. 증기가 피어오르는 공기까지 더해지면, 영화 속 카메라 워크 그대로 사진을 찍고 싶어집니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메인 스트리트에서 살짝 벗어나 조용한 골목을 찾아보는 것도 은근한 재미입니다.
여행 팁: 언제 가면 가장 ‘센치히 감성’이 살까?
-
계절
-
덕후 입장에서 1순위는 겨울(12~2월)입니다. 하얀 설경 + 등불 + 목조 여관 조합이 완성형. 다만 예약이 빨리 마감되니 최소 반년~1년 전엔 숙박 예약을 시도하는 게 좋다는 후기가 많습니다.
-
-
시간대·입장 규제
-
최근 겨울 시즌에는 17:00~20:00 사이 시간대별 입장 인원 제한, 20:00~다음날 9:00까지는 투숙객·지역 주민만 출입 가능 같은 제도가 시행된 적이 있어요. 해마다 내용이 조정될 수 있으므로, 출발 전 꼭 최신 공지와 교통편을 확인해야 합니다.
-
-
이동
-
JR 오이시다역에서 버스로 들어가는 루트가 일반적입니다. 눈이 많이 오면 버스 시간이 줄거나 지연될 수 있으니, 여유 있는 왕복 시간표를 짜 두는 게 안전합니다.
-
에도도쿄 건축박물관 – 유야 세계관의 설계도를 걷는 느낌
에도도쿄 건축박물관(江戸東京たてもの園)은 도쿄 고가네이 공원 안에 있는 야외 건축 박물관으로, 에도 시대부터 쇼와 초기까지의 건물들을 한자리에 옮겨 놓은 곳입니다.
무엇보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제작 비화에서 미야자키 하야오가 이 박물관을 자주 찾아다니며 “영감의 원천”으로 삼았다는 내용이 직접 등장해요. 특히 메이지 시대 양식의 서양식 건물과 옛 목욕탕, 상점가 건물들이 유야와 영세계 거리 디자인에 영향을 줬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박물관은 4~9월 9:30~17:30, 10~3월 9:30~16:30 개관, 입장은 폐관 30분 전까지이며, 보통 성인은 400엔 정도의 저렴한 입장료로 관람할 수 있어요. 월요일과 연말연시는 휴관이라 날짜 체크는 필수. 공식 홈페이지
영화 속 장면 연결
영화 속 유야와 영세계 거리의 느낌이 드는 장소들입니다.
-
옛 공중목욕탕 건물, 간판이 달린 상점가 건물들
-
일본식·서양식이 섞인 근대 건축
-
좁은 골목, 오래된 계단, 현판과 간판들
이 사이를 걷다 보면, 치히로가 처음 영세계의 거리를 방황하던 장면이 떠올라요.
터널의 저편은 신비한 마을이었습니다. 「トンネルの向こうは不思議の町 で した。」
또 밤에 특별 야간개장 이벤트가 열릴 때는, 조명이 켜진 건물들이 영화 속 배경 그대로 살아난 느낌이라 “유야에 들어가기 전, 영세계의 바깥동네”를 걷는 기분이 듭니다.
여행 팁
-
시간대
-
일반 개장 시간에 가면 비교적 한산해서 건물을 꼼꼼히 둘러보기 좋고,
-
야간 이벤트(특별 야간 개장)가 있을 땐 조명+건축 조합 덕분에 성지순례 감성이 훨씬 강해져요.
-
-
소요 시간
-
빠르게 돌아봐도 2시간, 사진 찍고 설명 읽다 보면 3~4시간 금방 지나갑니다. 오전이나 오후 한 블록을 통째로 비워두는 걸 추천.
-
-
동선
-
도쿄 시내에서 이동 시간이 조금 걸리긴 하지만, 지브리 미술관·지브리 파크 같은 다른 일정과 분리해서 “건축+배경 덕질 데이”로 하루 묶어두면 동선이 깔끔합니다.
-
지우펀 – 공식 모델은 아니지만, ‘영세계 골목’이 떠오르는 곳
지우펀(九份)은 대만 신베이시 루이팡구 산 중턱에 있는 옛 금광 마을로, 지금은 ‘지우펀 올드 스트리트’를 중심으로 한 관광지로 완전히 자리 잡았습니다.
좁은 골목, 계단을 따라 늘어선 찻집과 포장마차, 붉은 등불이 잔뜩 걸린 풍경 때문에, 2000년대 초반부터 일본 여행 잡지에서 “〈센과 치히로〉를 떠올리게 하는 마을”로 크게 소개되었고, 그 영향으로 일본 팬들의 필수 코스가 되기도 했어요.
다만 미야자키 본인은 여러 인터뷰에서 지우펀을 모델로 삼지 않았다고 직접 부인했고, 실제로 지우펀에 가본 적이 없다는 내용까지 전해집니다.
그래서 이곳은 어디까지나 “공식 모델이 아닌, 분위기 성지” 정도로 이해하고 가는 게 가장 깔끔합니다.
영화 속 장면 연결
지우펀 올드 스트리트에 들어가면, 사람 냄새와 음식 냄새가 한 번에 몰려와요. 골목을 따라 늘어진 등불과 가파른 계단, 그 끝에 보이는 찻집과 바다 풍경을 보고 있으면, 치히로가 처음 영세계 음식 냄새에 이끌려 가던 장면이 떠오릅니다.
치히로가 불안해하며 말리지만, 부모님이 무한정 음식을 퍼먹던 그 푸드 코트 같은 장면이 자연스럽게 오버랩되죠.
또 언덕 위로 올라가 등불이 켜진 찻집들을 내려다보는 앵글은, 유야와 영세계 마을이 한 화면에 잡히던 밤 장면과 감성이 비슷해요. 물론 공식 모델은 아니지만, 팬 입장에선 사진 한 장만으로도 덕질 만족도가 꽤 높습니다.
여행 팁: 언제 가면 가장 ‘센치히 감성’이 살까?
-
시간대
-
늦은 오후에 도착 → 저녁까지 머무는 패턴이 가장 인기예요. 해 질 무렵까지 골목을 구경하고, 날이 완전히 어두워진 뒤 등불이 켜진 풍경을 보는 게 핵심.
-
-
요일·혼잡도
-
주말·연휴에는 골목이 사람으로 꽉 차서 천천히 덕질하기 힘들 수 있어요. 가능하면 평일 저녁을 노려 보세요.
-
-
센치히 팬으로서의 마인드셋
-
“여기가 영화 진짜 배경이다!”라는 생각보다는,
〈비슷한 분위기의 이세계 골목에서 노는 느낌〉
〈센치히를 떠올리게 되는 여행지〉 정도로 받아들이면 훨씬 만족도가 높습니다.
-
센과 치히로 성지순례 코스 추천
1. 도쿄 + 건축 덕질 2박 3일
-
1일차: 도쿄 도착, 호텔 체크인 후 주변 산책
-
2일차: 에도도쿄 건축박물관에서 반나절 이상 보내기 → 저녁엔 지브리 관련 굿즈샵·카페 탐방
-
3일차: 도쿄 시내 자유 일정 후 귀국
👉이런 사람에게 추천
온천 숙박까지는 여유가 없고, 도쿄 베이스로만 움직이고 싶은 사람
2. 적선관 1박 2일 – 아부라야 입구 집중 코스
-
1일차: 도쿄 → 군마 시마온천 이동 → 적선관 체크인
-
해 질 무렵 붉은 다리와 본관 야경 촬영, 료칸 저녁식사
-
-
2일차: 아침 온천 후 여유 있게 산책 → 도쿄 복귀
👉이런 사람에게 추천
“붉은 다리+온천 건물” 조합을 꼭 직접 보고 싶은 센치히 덕후
일본 온천 료칸 체험을 한 번에 해결하고 싶은 여행자
3. 도고온천 2박 3일 – 온천 문화 깊게 느끼는 코스
-
1일차: 마쓰야마 도착, 도고온천 주변 산책
-
2일차: 도고온천 본관 입욕 + 휴게실 코스 → 도고 상점가·마쓰야마성 구경
-
3일차: 느긋하게 온천 마을 돌아보고 귀국
👉이런 사람에게 추천
유야의 “온천 시스템” 자체가 궁금한 사람
조용히 온천문화와 도시를 함께 즐기고 싶은 타입
4. 겨울 한정, 긴잔온천 성지 원정
-
1일차: 도쿄 또는 센다이 → 야마가타 이동, 주변 온천/도시에서 1박
-
2일차: 긴잔온천 당일 방문(셔틀·입장 규제 확인 필수), 사진 촬영 후 인근에서 숙박
-
3일차: 귀국
👉이런 사람에게 추천
눈 내리는 유야 거리 실사판을 꼭 보고 싶은 사람
이동·예약 난이도가 높아도 상관없는 하드코어 덕후
댓글
댓글 쓰기